대통령이 바뀌어도
세상을 바꾸겠다는 국회위원들의 말잔치가 내일 끝나도
경제사정은 달라지지 않을 것같아
삶은 고해(苦海)처럼 느껴지고
즐거운 일보다 잊고 싶은 기억들이 더 많습니다
기억의 망각원리
마라토너들이 약 1시간 정도 달려 고통이 커지면
엔도르핀이 자동으로 분비되어 그 고통을 완화시킵니다
그러나 30킬로미터를 지나 결승점에 가까이 다가가면
엔도르핀으로도 통제되지 않는 고통이
‘다시는 이런 무모한 짓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게 합니다
그러나 결승점을 통과하는 순간
42.195 킬로미터를 따라 왔던 고통은 희열로 바뀌어
그 긴 고통을 일시에 잊게 합니다
그래서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운동장을 나서는 마라토너들에게
다음 마라톤시합을 알리는 홍보전단을 건네면 뿌리치지 않고 받아 듭니다
출산의 고통도 같은 원리로 잊혀져
다시는 아이를 낳지 않겠다든 다짐은 무너지고 마는 것입니다
마음이 괴로울 때도 이 괴로움을 진정시키기 위한 엔도르핀이 분비됩니다
그러나 너무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되는 심한 스트레스로는
엔도르핀을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게 하여 마치 마약중독에 걸린 사람들처럼
현실감과 사회성의 결여, 망상, 환각, 정신병증세의 유발 외에도
면역기능 저하로 인한 질병의 악화, 암발생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고통의 기억을 잊게 하는 것은
계속 자책하고 후회하면서 그 고통을 연장시켜가는 것이 아니라
긍지와 희열을 획득하는 것입니다
동문 모두의 삶이 풍요롭기를 기원합니다.
